어제가 결혼기념일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전날 딸애 때문에 재채기를 참느라 목안이 칼칼하다 못해 꺼끌꺼끌하더군여.
늘상있던 비염인가... 감긴가...
하루종일 콧물에 재채기에...
죽을 지경입니다.

당초 오늘 점심은 처가집 식구들 점심턱내기로 한 날입니다.
그것도 한우로...
재채기가 너무 심해 못갔습니다.
밥상머리에서 고기 품을순 없으니까요.
 못간건 아니고 점심시간이라 잠깐 앞에까지만 다녀왔습니다.
들어가지도 않고 그냥 마눌만 보고 나왔습니다.

오후들어 재채기, 콧물이 사정없이 쏟어지고 뿜어지내요.
코 밑은 이미 헐은지 한참되어습니다.
자리 옆엔 전쟁터 패잔병들 널브러진것 마냥 하얀 휴지들이 콧물은 쏟으면 쌓여 있네요.

퇴근하자마자 집으로 갑니다.
오늘은 결혼기념일이니까요.

마눌과 딸이 나를 반깁니다.
아니 딸은 반기느지 아닌지 아직 모르겠네요.
집에 오니 열이 오르기 시작합니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눈에 열이 나면서 눈물이 쏟아지네요.
딸은 이런 날 보고 웃습니다.
미안해집니다.
안아주지도 못하고 떨어져서 쳐다만 보고 콧물, 눈물 흘리면 멀뚱히 쳐다만 봅니다.

마눌이 체온계를 가져옵니다.
37.6도네요.
내가 이렇게 따뜻한 남자였나 싶네요.

잠도 따로 자야할듯 하여 마눌에게 이야길하니
두꺼운이불을 가지고 나옵니다.
덮고 땀빼야 된다고...
부엌에가서 뚝딱거리더니 생강차 끓여 옵니다.
딸은 찡찡거리는데 마눌은 아빠 아프니까 조용히 하랍니다.
이제 네달된 딸입니다.
알아들어먹을리 만무합니다.

일찌감치 눕습니다.
마눌이 수건을 목에 둘러줍니다.
물수건을 이마에 갖져다 대줍니다.
저는 잠에 빠져 드는데... 잠결에도 내가 앓는소리를 내는게 들립니다.
마눌은 수시로 물수건과 체온계로 제 몸에 가져다 대는데....
약기운 때문인지 한방에 훅가버립니다.

그렇게 저희 결혼기념일 2년차는 조용히 넘어갑니다.

딸~ 아빠가 아파서.. 안아주지도 못하고 미안하~!
마누라~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해~





by 날붕어 | 2011/12/13 10:21 | 트랙백 | 덧글(0)

젊지않은 신혼부부의 첫김장.

전날 내 나름 과음을 한지라 잠이 안온다.
열두시. 한시. 두시. 세시. 지금 일어날까?
아니야 혹시라도 음주단속이라도 하면 나올지도 몰라.
저는 소주세잔이면 취해서 자버립니다.  근데 안자고 있다는건 그 이하로 마셨다는건데...
네시간이 넘게 지났지만 쫄아서 운전대를 못잡고 있습니다.

어렵사리 잠이 들었지만... 곧 깹니다. 여섯시 10분전. 알람도 아직 안울렸는데...
나 자신도 놀랍습니다.
한시간여를 달려 집에 도착하니 여덟개의 눈이 저를 바라봅니다.
바로 절여놓은 배추를 세척하러 나갑니다.
집사람이 따라나오네요. 그래도 믿을구석은 집사람밖에 없네요.
어제 과음(?)을 한 사실을 알고 있기에... 잠을 못잤다는것을 알고 있을 것이기에...

시골집은 산골이라 춥습니다. 손이 시렵네요.
한시간. 두시간. 세시간... 일이 쉬이 끝나지가 않네요.
점심먹고 한숨 자고 하려고 딸아이 옆ㅇ 누웠는데 집사람이 방문을 닫아주더니 또 뚝딱거립니다.
김치속을 만드려나 봅니다.
딸아이 이불을 덮어주고 다시 나갑니다.
무를 갈고, 갓을 썰고, 당근을 썰고, 마늘간것을 섞습니다.

절여진 배추에 속을 넣습니다.
한통에 채 두포기가 안들어갑니다.
아버지는 옆에서 왜 젓갈 안 넣으시냐고 성홥니다.
네. 전 김치에 젓갈 들어간것을 무척이나 싫어합니다.
그래서 직접담궈 먹습니다.  맛은 중요치가 않습니다.

근데 우리 부부가 첨으로 담은 김치.
맛이 끝내줍니다.

밥한공기 김치만가지고도 거뜬합니다.

그날 밤.
마눌이 몸살걸렸습니다.
내 쉬엄쉬엄하라고 그리 일렀건마...
감기몸살에 젓몸살에 잠한숨 못잔듯합니다.
전 전날 못잔 탓에 세상모르고 잤나봅니다.
딸아이는 시골집 다녀오더니 할아버지 손을 탓는지 자꾸 징징거립니다.
결국 병이 났던것인지
마눌도, 딸도 병원에 갑니다.

그래두 상관없습니다.
우리부부의 젓갈 안넣은 맛난 김치는 김치냉장고 안에서 잘 익어가니...
이번겨울은 든든합니다.

by 날붕어 | 2011/11/30 13:40 | 내딸 소율 | 트랙백 | 덧글(0)

꽃분이



우리 꽃분이.
졸린 우리 딸.

by 날붕어 | 2011/11/24 16:22 | 내딸 소율 | 트랙백 | 덧글(0)

백일이란다~



엄마가 니 백일을 준비하느라 얼마나 설레여하고, 얼마나 분주히 다녔는지 너는 모른다.
그리고 나도 잘 알지는 못한다.

백일 떡을 하기 위해 시골에 내려가 쌀을 방아찧어 가지고 올라왔고,
그 쌀을 짊어지고 하트모양 백설기가 되는 떡집을 찾아 돌아다녔고,
전날 저녁에는 하루종일 음식 준비하느라 밤 늦게까지 툭탁거렸고,
당일에는 새벽같이 일어나 상을 차렸단다.
그리고 니 백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오신 분들한테 상을 차리고, 치우고를 몇번...
또 이쁜 분홍 하트가 새겨진 백설기를 들고 이웃집은 물론 네 할머니가 계신 먼곳까지
너를 업고 다녔단다.

후일담이지만 그래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네 엄마는 내향성발톱으로 인해 엄지발가락에서 고름이 나오는것을, 힘겹게 그걸 짜내고 있는 모습을 보았단다.

그거 아니?
엄마가 왜 그랬을지를?

네 고모가 말씀하신대로 사랑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격하게 아끼기 때문이 아닐까?  ^^

이 아빠도 네 엄마 못지않게 사랑한단다~ 
항상 건강해야 한다. 그리고 바르게 자라야 한다. 그이상 바라지도, 요구하지도 않을께~

by 날붕어 | 2011/11/24 15:34 | 내딸 소율 | 트랙백 | 덧글(0)

할아버지랑(2011.10.29)

할아버지가 자꾸 소율이 너를 안아보고 싶어하신다.
너가 웃어주면 할아버지는 너무 좋아하신다. 
너가 앉은 모냥이 불편해도 아빠가 차마 너에게 손을 못 내밀겠다.

할아버지 보면 항상 웃어드리고 손 꼭 잡아드려~ 할머니 몫까지...

by 날붕어 | 2011/10/31 14:39 | 내딸 소율 | 트랙백 | 덧글(0)

둘리공원(2011.10.30)

따사로운 가을...
늦가을로 접어드는 이때.
뚱땡이 못난고모가 절에가서 무언가가 빌고싶었는지 자꾸 법주사에 가잰다.

뭐 아무리 단풍철이라고는 하지만 사람이 많아봐야 얼마나 있겠어~
더구나 지금은 일요일 오후 세시가 넘었는데....
다들 빠져나가고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갔지만...

이건 뭐~
주차한 차들때문에 사람까지 차도 한복판으로 다닌다.
주택가로 들어가본들 사정은 매한가지다.

30여분을 주차할 장소 찾다가 포기하고 차를 돌려 나오는데
둘리공원이란 팻말이 보인다.
오~ 우리 소율이 저기라도 구경시키자~

잔다.

계속 잔다.

눈 한번 안뜬다.

넌 분명 엄마랑 아빠랑 고모랑 여기 왔었단다.
너가 자고 있었을 뿐이란다.
넌 분명히 분수도 봤고, 둘리도 봤고, 머리에 꽃(?)도 꽂고, 단풍구경도 했단 말이다~

by 날붕어 | 2011/10/31 14:34 | 내딸 소율 | 트랙백 | 덧글(0)

코끼리 다리...

나는 아직 네 얼굴을 직접 대면하지는 못하였구나.
이제 한달 후면 니놈 얼굴을 볼수 있겠지.  ^^

한편으로는 기대도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우려도 되는구나.
제발 이 아비의 얼굴은 안 닮았으면 하고 니 어미의 성격을 안 닮았으면 하고 바래본다.
허나 니 초음파 사진을 보니.... 눈이 튀어나온건 나를 닮은듯 하여... 미안해지는 마음은 어쩔수가 없더구나~
그리고 뱃속에서 니 어미의 배를 시도 때도 없이 차는 것을 보아 성격 또한 나의 우려가 맞아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 아비나 어미나 너와 대면하는 날을 무척이나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단다.
그러니 건강하게만 나와다오~

나중에 자라서도 엄마, 아빠 말 잘 듣는 착한 딸, 이쁜딸이 되었으면 좋겠고
이 아비보다 니 어미가 얼마나 고생하면서 너를 낳았는지 알아줬으면 좋겠구나...

자 보거라~
이게 사람 다리냐? 코끼리 다리지~


아비가 가끔 주물러 준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퉁퉁 부은 다리로 너를 뱃속에 넣고 다닌단다.
이 사진은 그나마 덜 부어 보이는듯 하구나.
아무튼 이처럼 퉁퉁부은  코끼리 다리를 하고서 돌아다닌단 말이닷~
그러니 나중에 너가 자라고... 니 어미가 늙어지면... 잘 업고 다니거라~
난... 안 업어줘도 삐지거나 샘내지 않으마~ ^^

by 날붕어 | 2011/07/05 12:10 | Fish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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